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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의 가치를 잊은 사람에게.
    카테고리 없음 2025. 3. 31. 23:52

    사람들은 흔히 이야기 한다, 행복하다고 느끼는거라면 그거야 말로 인생의 정답이라고. 그러나 내게는 그 행복이란 것 마저 의심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인생이었다. 삶은 찬란하다 했는데.

     

    그러게 왜 우리 신경을 건드니? 에스더 너가 가만히 있었다면 덜 맞았을 거 아냐?

    멍청한 것도 적당히 멍청해야지, 아직도 자기한테 의견을 말한 권리라도 있는 줄 알아.

     

    내 잘못이니까. 내가 잘못된 인간이니까 그런거라고. 스스로를 그렇게 타협해왔을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언제부터 이 모든 불행들이 내 탓이었더라? 나는 언제부터 나에게 놓인 감정을 의심하기 시작했더라. 라며 아무리 한탄해봤자 돌아온 것은 끝없는 의심과 공허, 두려움. 그리고 이유 모를 분노.

     

    모두에게 털어놓는다는 선택지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탠데 안타깝게도 그런 선택지는 내게 없었다. 나는 그런 인간이니까. 모두의 호의를 의심하고 또 감정을 의심하고 증명하길 바라는 인간이니까.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털어 놓는다는 선택은 관계에 있어 저울이 한쪽으로 치우쳐버리는 거니까. 말할 수 없었다.

     

    동시에 부러웠다. 서로 의지하고 믿고, 의심하지 않는 모두가 지독히도 부러웠다. 조금은 언니들의 심기가 이해가 되는 것도 같았다. 그랬던건가? 내가 언니들보다 우등생이니까 날 괴롭혔던걸까. 그런거라면 애초에 정말 내 탓이었던 거니까. 내가 지금 느껴지는 이 답답하고 욱신거리는 감각은 너희들의 탓이 아닐까? 하고 억지로 웃어 넘겨버린 적도 많았다. 물론 혼자 있을 때 그랬던 것이지만.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멈추지 않아 기록이 도무지 적히지 않았다. 정말 좋아하는 선장의 이야기인데. 정말 친애하는 모두의 이야기인데, 도무지 손이 움직이지 않아서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책만 읽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적은 그 사람의 선장의 이야기. 무척 화목한 그런 이야기. 그럼 내가 쓰는 이야기는? 내가 쓰고 있는 글은? 행복한 글일까.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행복이라 정의할 수 있는 걸까.

     

    무기력과 편집증.

     

    지독히도 내 삶에 뿌리깊게 자리 잡은 독이었다. 아니 현재 진행형이니 뿌리를 내리고 있는 독이라 해야할까. 이 두가지는 내가 모두를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상을 놓고 현실을 바라보게 만들었으며, 희망이 아닌 절망이 더 익숙한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 언젠가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모두에게만큼은 말하고 싶은 말을 편지처럼 적어볼까... 하고 펜을 들었다. 나 같은게 모두를 기만하는 어느 거짓말쟁이가, 늑대가 전하는 이야기는 분명 개와 늑대의 시간에 사라지길 바란다. 


     

     

    To. 포네스트 웬디

    선장이 정말 좋다. 정말 좋은데... 내가 너무 매달리는게 아닐까. 너무 귀찮게 하는게 아닐까 하고 문득 겁이 나곤한다. 물론 정말 바쁠땐 엔젤한테 가라고 이야기해주지만 처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상대였기에, 더 매달리고 싶었다. 사람은 이기적이라고, 꼴에 나도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동경이자 우상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다. 나만을 인정해줬으면 했다. 금방 묻어버린 생각이지만. 그래도 의젓한 모습보다는, 어린애로 남고 싶다. 적어도 당신에게는...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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